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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빅3, 이그레스 비용 면제… 좋기 만한 일일까

  • 기자명 이수현
  • 입력 2024.03.2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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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빅3, 이그레스 비용 면제… 좋기 만한 일일까

이그레스 비용, 전형적인 정크 수수료… 美 정부 개선 노력
"마케팅 전략 불과해" 전문가 평가 나오기도

[한국클라우드신문=이수현 기자] 지난 13일(현지 시각)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에서 '이그레스 비용 면제'를 선언했다. 이로써 이른바 '클라우드 빅3'라고 불리는 거대 클라우드 제공업체 모두 이그레스 비용을 받지 않게 됐다. 하지만 이는 고객들에게 이점이 아닐 수도 있다. 

(사진=MS)
(사진=MS)

 

◇이그레스 비용은 무엇

IT에서 데이터 이그레스(Egress)는 보통 네트워크 또는 시스템 내부에서 외부 목적지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일을 가리킨다.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이그레스는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네트워크를 떠나는 트래픽, 공급자의 인프라 내 내부 트래픽을 가리킨다.

여기에는 사용자가 디바이스로 다운로드한 데이터가 포함되기도 하며, 고객의 프로젝트와 다양한 내부 클라우드 서비스 또는 가용성 영역 간 데이터 이동이 포함된다.

쉽게 말해 '클라우드 데이터 이그레스'는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네트워크 경계에서 데이터의 아웃바운드 흐름을 의미한다. 이그레스는 시스템에서 나가는 데이터를 지시하고, 인그레스(Ingress)는 반대 개념 들어오는 데이터를 말한다. 데이터가 밖으로 나가는 경우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은 이그레스 비용을 매겨 데이터 흐름을 제어하려고 해왔다.

많은 조직이 비용 절감을 위해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지만 이런 '숨은 비용' 때문에 클라우드 활용의 비용 대비 이점이 광고된 것과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맞닥뜨린다. 특히 퍼블릭 클라우드 사용에 대한 가시성과 이해가 부족한 기업의 경우 클라우드 지출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는 불행한 경우도 있다.

기업들이 대개 고려하지 않거나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비용 중 하나는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고객에게 부과하는 '서비스 종료 수수료'였다. 클라우드에서 데이터를 삭제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냥 삭제할 순 없다. 돈을 내야 한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실제 클라우드 제공업체 변경을 재고할 정도로 요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이 종료 수수료, 이그레스 비용을 매기는 것은 불법도 아니고 비윤리적인 행동도 아니었다.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MS,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들이 접전을 벌이는 전장이었다. 이 분야에서 대부분의 경쟁은 인공지능 워크로드를 처리하기 위한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증가하면서 극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빅 3 가운데 가장 먼저 이그레스 비용 면제를 선언한 것은 구글 클라우드였다. 두 달 뒤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뒤를 이었고, MS도 결국 자사 플랫폼 외부로 워크로드를 이동하는 애저 고객에게서 이그레스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조치들은 겉으로 보기에 클라우드 소비자가 다른 플랫폼으로 더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의 문제들이 이그레스 비용 면제와 관련해 얽히고설켜 있다.

일부 클라우드 전문가들은 '이그레스 비용 면제'가 단순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이그레스 비용 면제가 실제로 고객에게 유연성이라는 혜택을 제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 빅 3의 이그레스 비용 면제에는 데이터 전송 제한이나 승인 요건과 같은 단서 조항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만 하이브리드 또는 멀티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회사의 경우 이그레스 비용 없이 데이터를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큰 이득을 얻는 것도 사실이다.

궁극적으로 이런 움직임은 소규모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이 경쟁의 장에 끼어들게 허용함으로써 공평한 경쟁이란 오래된 수식어를 되살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고객은 항상 이그레스 비용과 관련된 이용 약관을 자세하게 살펴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사진=구글)
(사진=구글)

 

◇美 연방거래위, 주요 클라우드 제공업체 '정크 수수료' 주시

다시 돌아가 구글 클라우드가 맨 처음 이그레스 비용 면제를 선언하면서 했던 말을 되새겨보자. 구글 클라우드의 부사장 아밋 재버리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고객이 제한적인 라이선스에 갇혀 있다면 선택권을 개선할 여지가 없다"며 "고객은 기존 공급업체가 지나치게 제한적인 계약 조건이나 징벌적 라이선스 관행으로 고객을 묶어두기 때문이 아니라 합리적인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 클라우드 공급업체를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구글의 결정은 지난 1월 제정된 유럽 연합(EU)의 데이터법이 제공하는 압력에 이기지 못해 나온 반응이다. 지난해 영국 경쟁 및 시장 당국(CMA)은 "기업들이 영국에서 멀티 클라우드를 채택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아마존과 MS를 조사하기도 했다. 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정크 수수료'라고 불리는 요금을 부과한 혐의를 받는 주요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을 감시 대상에 올렸는데, FTC는 이를 반소비자적인 행위로 간주했다.

정크 수수료는 이른바 '공개되지 않은 수수료'로 쇼핑, 여행, 구독과 관련해 소비자 불만이 빈번하게 제기되고 있다. FTC가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불공정하거나 기만적인 수수료를 금지하는 규칙을 채택하면 많은 기업이 마케팅과 가격 책정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 앞에서 거론했던 이그레스 비용이 바로 정크 수수료의 대표적인 예이다.

각국 정부가 가해오는 규제의 압력에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이 굴복한 모양새다. 하지만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에 필요한 복잡성과 전문성 수준을 고려할 때 특정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워크로드를 이전하려는 기업에 '이그레스 비용 면제'는 결정적 요소가 아닐 수도 있다.

백블레이즈의 클라우드 운영 담당 수석 부사장 크리스 오팻은 테크오피디아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그레스 비용 면제 움직임을 기존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기회주의적 마케팅'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이그레스 비용 면제가 '소비자에 대한 권한 부여'보다는 '규정 준수'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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